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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시장의 운명을 결정할 비트코인 ETF!

푸른 잠수함 2018. 11. 9. 18:46

다가온 운명의 날(?), 제대로 낚인 투자자들


2018년 11월 5일 일부 암호화폐 커뮤니티들은 9건의 비트코인 ETF 신청에 대한 미국 증권 거래위원회(SEC)의 공식 결정을 기다리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성명서는 발표되지 않았는데, 사실 11월 5일은 공개적으로 SEC에 의견을 제출하여 기관이 해당 신청 건을 검토하는 데 도움이 될만한 자료를 제출할 수 있는 마감 기한이었던 것이다. 


10월 4일에 규제당국(SEC)은 거절된 9건의 암호화폐 ETF에 대해 수정된 일정을 발표했는데, "2018년 11월 5일까지 위임된 권한에 따라 취해진 해당 조치에 대해 모든 당사자 또는 제3자는 해당 신청을 지지 또는 반대하는 성명서를 제출할 수 있습니다."라고 한 바 있다.


SEC가 대중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예를들어, 일전에 SEC는 VanEck SolidX ETF의 지분을 거래 및 상장하기 위해 제안된 규칙 변경에 대해 1,300개 이상의 의견을 받았었는데, 이때 SEC는 오히려 더 많은 의견을 제출해줄 것을 요청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커뮤니티 회원들은 11월 5일이 SEC 결정 마감일이라는 소문에 한껏 기대하다가 아무런 발표가 없자 혼란스러워했다. 아무래도 ETF에 대한 SEC의 결정은 암호화폐 분야 및 각 국가에서도 중요하기 때문인데, 규제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으면 암호화폐 시장에 많은 정당성이 부여된다는 것에 대다수가 공감하고 있어서일 것이다.




                                                                   ▲ 란 누이너의 11월 5일자 트윗


결정일이 11월 5일이라는 이런 헛소문은 트위터의 몇몇 오피니언 리더들에 의해서도 의도치 않게 논란거리였다. CNBC 크립토 트레이더(CryptoTrader)의 호스트인 란 누이너(Ran NeuNer)도 11월 5일이 최종 결정일이라고 하였다가 후에 그가 틀렸다는 

것을 인정했다.

이런 웃지 못할 해프닝을 만들고, 전 세계적으로 투자자 및 전문가들을 들었다 놨다 하고 있는 비트코인 ETF에 대해 한층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비트코인 ETF란?




                                                                  ▲ 뜨거운 감자 비트코인 ETF란?



상장지수펀드 또는 ETF는 뮤추얼 펀드의 다각화와 주식 거래기능을 결합한 증권이다. 

비트코인 ETF는 비트코인을 기본 자산으로 한다. 이는 투자자가 실제로 코인을 보유하지 않고도 해당 증권만 보유하면 되는, 비트코인 구매의 간접적인 방법이다. ETF는 펀드의 지분에 비례하여 나타나는 인덱스(지수) 또는 자산 포트폴리오를 추적하게 된다. 인덱스 뮤추얼 펀드와 함께 ETF는 수동적인 투자를 위한 주요 수단 중 하나이다. 제도권에 들어간 증권의 메리트를 갈망하면서, 핀테크 커뮤니티의 많은 사람들은 비트코인 ETF 승인을 암호화폐의 대중적인 채택으로 가는 이정표로 간주하고 있다. 법의 규제를 받는 미국 거래소에 상장되면 큰 규모의 주류 투자자들(기관투자자)에게 비트코인을 더 널리 알릴 수 있는 길을 열게되기 때문이다. 

많은 신중한 투자자들에게 아직은 애매모호한 암호화폐 거래세계와, 보다 전통적인 금융 수단들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면서, 암호화폐 ETF는 디지털 자산 풀(pool)로 그 커버 범위를 상당히 넓혀야 하는 상황이다.



비트코인 ETF에 투자하는 장점은?


상대적으로 새롭지만 이미 인정받는 금융상품인 '보통'의 ETF는 일반적으로 개개의 주식보다 낮은 투자위험을 보인다. 사실 여러 자산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구매할 때, 단일 주식에서 발생하기 쉬운 기복(상승 또는 하락)에서 오는 손실을 어느 정도는 방어할 수 있게 된다. 실적이 저조한 자산의 손실은 더 빠른 속도로 이익을 내는 자산의 수익으로 인해 커버되며, 산업, 시장 및 지수의 전반적인 성장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펀드의 가치는 상승하게 된다. 


워렌 버핏(Warren Buffett)가 사랑하는 인덱스 펀드(ETF와 동일한 원리로 조직되었지만 반드시 거래소에서 거래되지는 않는 금융상품)는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월스트리트의 전문가들에 의해 신중하게 선정된 ‘헤지펀드의 모음’보다 수익 등 여러측면에서 월등히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담이지만 워렌 버핏은 평소 헤지펀드에 대해 수수료가 비싸다며 비판적인 기조를 보여오다가 2007년 뉴욕 헤지펀드 운용사인 ‘프로테제 파트너스’와 향후 10년 동안 인덱스 펀드와 헤지펀드 중 어느 것이 더 많은 이익을 낼 것인지를 두고 내기를 하게된다. 내기 내용은 10년 뒤 100만 달러 상당의 상금을 승자가 지정한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로 약속한 것이다. 내기의 결과는 10년이 지난 2017년 기준 버핏의 인덱스 펀드는 연평균 7.1%의 수익을 낸 반면, 프로테제 파트너스의 헤지펀드 수익률은 2,2%에 머물러 버핏의 압승으로 끝났으며 상금 222만 달러(애초 예상보다 상금이 불어났다)는 버핏이 지정한 자선단체에 기부됐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해 지분을 보유하게 되어도 실제 그 기반 자산(비트코인 ETF의 경우 비트코인)을 소유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하는 경우에 발생 가능한  ‘거래소 해킹’이나 ‘지갑 비밀번호인 프라이빗 키 분실’ 등의 우려가 없어진다는 장점이 있다. 펀드 운용사의 입장에서도, 펀드로 실제 비트코인이 아니라 비트코인 선물상품에 투자할 경우 해킹 등으로부터의 방어망 구축에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비트코인 ETF에도 종류가 있나?


비트코인 ETF도 현물을 기반으로 하느냐 선물을 기반으로 하느냐에 따라 성격이 나뉜다. 보통의 상장지수펀드라고 하면 현물을 기반으로 하는데, 만약 선물상품을 기반으로 하면 한 걸음 더 나아간 개념이라고 할 것이다. 선물이란 미래 특정 시점에 자산을 정해진 가격으로 거래하기로 하는 계약인데, 시장에 대한 예측(주로 상승이냐 하락이냐)을 제대로 한 투자자의 경우 상당한 수익을 낼 수 있다. 특히 요즘 암호화폐 시장과 같이 하락세를 보이는 시장의 경우 현물보다는 선물상품 기반 상장지수펀드가 투자자들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투자회사들의 경우 선물상품을 기반으로 한 ETF를 운용할 경우 보안에 대한 비용 절감 등 여러 이점이 있기 때문에 비트코인 선물상품 기반 ETF를 선호한다. 실제로 SEC가 심사하는 9개의 ETF 중에 실물 비트코인을 기반 자산으로 하는 펀드는 단 하나밖에 없다. 나머지는 전부 선물계약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단 실물 또는 선물 기반 어느 쪽이 추후 SEC의 승인을 받기 유리하겠냐는 것에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대립한다. 대표적인 두 입장을 정리하자면, 먼저 현물기반 ETF 지지하는 입장의 경우

“다른 모든 조건이 같다면 투자자들은 실제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쪽을 압도적으로 좋아할 것이다. 실제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펀드라면 선물계약을 일일이 관리하고 운용하는 엄청난 수고를 덜 수 있다. 이 부분은 실제로 간과해서는 안되는 비용이다.”라고 한다. 여기서 ‘비용’이란, 상장지수펀드를 관리하고 운용하는 회사의 실제 영업이익, 이윤과 직결되는 문제인데 회사는 각 선물계약의 매수 혹은 매도 포지션들을 일일이 관리해야만 하며 만기일의 가격을 예상해 이에 맞춰 계약을 발동시키거나 만기를 연장하는 등 복잡한 결정을 내려야 하며 이 모든 절차에 따르는 비용을 ‘관리 비용’이라고 부른다. “이런 선물계약을 기반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는 그야말로 일을 훨씬 복잡하게 만들고 투자 자산에 위험요소를 더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라고 주장한다.

반면, 선물기반 ETF를 지지하는 입장에서는 “주요기관이 암호화폐 수탁업무를 맡기 전까지는 미국에서 실제 비트코인이나 암호화폐를 기반 자산으로 하는 ETF가 승인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반면에 증권거래위원회나 규제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을 확률을 생각하면 선물기반 상장지수펀드가 훨씬 낫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비트코인 ETF 상황은?


2018년 8월 22일, SEC는 3곳의 신청자로부터 접수된 9건의 비트코인 ETF 신청에 대해 거절했다. 2개는 프로셰어스(ProShares)가 뉴욕 증권거래소(NYSE) ETF 거래소 NYSE Arca와 함께 제출한 것이었으며, 5개는 디렉시온(Direxion)에서, 나머지 2개는 그래나이트셰어스(GraniteShares)에서 신청한 것이었다.


9건의 신청을 거절하기로 한 결정에 관해 설명하면서 SEC는 비트코인 선물 ETF는 ‘규모 면에서는 중요하지 않다’고 언급하면서, 3가지 신청에 대한 거절 모두에서 '사기적이고 조작적인 행위 및 관행'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거래소는 비트코인 선물 시장이 '상당한 규모의 시장'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기록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이는 중요한 문제인데. 아래에서 설명하듯이 거래소는 사기 및 불법 거래를 방지하는 방안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기, 조작행위 및 관행의 가능성이 충분하므로 비트코인과 관련된 상당한 규모의 규제된 시장과 감시, 공유가 먼저 필요하다 하겠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바로 다음날인 8월 23일에 SEC는 돌연 9개 ETF 모두에 관한 결정을 조만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SEC 위원인 헤스터 엠 피어스(Hester M. Peirce)는 트위터를 통해 회장과 국장의 임무를 위임받은 SEC 공무원들이 해당 결정을 내렸지만, 회장과 국장이 이러한 결정에 대해 재검토 결정을 하였다고 말했다.



                                                                          ▲ 헤스터 엠 피어스 위원


피어스 위원은 암호화폐 ETF에 대한 이전 SEC의 결정에 대해서도 관여했다. 지난 7월 26일, SEC가 윙클보스 형제의 비트코인 ETF 신청을 거부한 직후, 피어스 위원은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비트코인 ETF 승인을 거부한 SEC의 결정은 우리 시장에서 새로운 혁신이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이다. 난 SEC가 우리가 가진 검토 기준을 부적절하게 적용했다고 판단해 반대표를 던졌다.”라고 하였다. 또한 “기초자산이 무엇이든 간에 그 시장이 완벽하게 성숙해야 하며 완벽하게 규제되고 우리의 통제권 내에 있어야만 한다는 SEC의 태도가 심히 걱정스럽다”라고 덧붙였다. 


피어스 위원은 또 자기반성의 의미로 “변화는 매우 빠르게 일어나고 있으나 SEC는 그 변화에 뒤떨어져 있다. 어쩌면 SEC뿐 아니라 거의 모두가 뒤떨어져 있다고 할 수 있다.”라고 하면서, “미국은 매우 더디게 움직이기 때문에 혁신적인 일을 위해서는 해외로 나가겠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확실히 걱정된다. 혁신을 잃으면 투자자를 잃게 되고 결국 경제 전체를 잃게 되기 때문”라고 촉구했다. 


그녀는 언제쯤 비트코인 ETF가 승인될 것 같냐는 질문에 “각 회사가 신청하는 ETF마다 특수한 사실과 환경이 있는 만큼 일반적으로 언제 승인이 된다고 얘기하긴 어렵다”라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면서도, “분명한 것은 이 상품에 대해 우리 모두가 열린 마음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점을 동료들에게 설득하겠다는 것이 내 목표”라고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그렇다면 SEC가 재검토하는 비트코인 ETF들은 승인될까?


그럴 것 같지는 않지만, 항상 가능성은 열려있다. SEC는 2017년 3월 윙클보스(Winklevoss) 형제가 운영하는 비트코인 ETF를 거절한 이후 모든 암호화폐 관련 ETF를 거절해 왔는데, 이러한 결정들은 "비트코인의 시장은 규제가 없다"는 우려에 기반을 두었다.


이런 결과와는 별개로, 현재로서 가장 유망한 ETF는 투자회사 중 하나인 VanEck와 금융 서비스 회사인 SolidX가 보험을 기반으로하여 만든 것인데 이는 앞서 설명했듯이 회사가 실제로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구조이다. 이것은 암호화폐의 분실 또는 도난의 가능성으로부터 투자자를 보호한다고 하며 이는 SEC에게는 판단에 있어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문제가 되는 9건의 비트코인 ETF에 대한 마감 기한은 명확하지는 않지만, VanEck SolidX의 비트코인 ETF는 2019년 2월까지 검토될 것으로 전해진다. 


CNBC의 애널리스트인 브라이언 켈리(Brian Kelly)는, 시카고 상업거래소(CME) 파생상품 시장의 통계에 따르면 선물 시장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어 내년에 비트코인 ETF의 승인 시점에는 지금보다는 훨씬 더 나은 상황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그는 "여기 CME 선물의 대규모 보유자에 관한 관심은 항상 열려있다. 이는 [4월 현재] 약 85%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 이런 성장세로부터 2019년 2월의 시장을 추정해본다면, 매우 견고한 시장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라고 하였다.


3월 말,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의 크리스 콘캐논(Chris Concannon) 회장은 암호화폐 시장이 현재 일반 상품 시장과 점차 유사해지고 있기 때문에 규제기관의 우려사항 대부분이 각 상품 프레임 워크 내에서 처리될 수 있다는 것을 주장했다. 이런 이유로 그는 새롭게 부상하는 암호화폐 기반 투자수단의 개발을 막을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는데, 비록 콘캐논 회장의 지적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이라 할 순 없겠지만, SEC는 비슷한 시기에 관련 규칙 변경을 고려 중이라고 발표했다. 해당 작업은 아직도 진행 중인 것처럼 보인다. 


이처럼 규제 당국이 규칙 변경을 향한 명백한 움직임과 암호화폐 파생상품에 대한 대규모 기업 및 소매 수요를 감안할 때 SEC의 방어가 무너지기까지는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와 더 많은 기관자금의 출현이 사이퍼펑크(Cypherpunk) 운동의 자유주의적 이상과는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암호화폐 전체 생태계에 대한 합법성과 안정성을 제공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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